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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날조,변조,표절을 하면 안된다



2002년 10월에 과학계 최대의 기만 행위가 폭로되었다. 사기꾼으로 밝혀진 사람은 루슨트 테크놀로지 산하 벨 연구소의 연구원인 얀 헨드리크 쇤 이었다. 쇤은 고온 초전도와 나노 기술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어 한때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신세대 스타 물리학자였다. 그는 1998년부터 4년 동안 100여 편의 논문을 썼는데, 거의 모든 논문이 다양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데이터가 날조, 변조된 엉터리로 밝혀졌다. 벨 연구소는 노벨상 수상 과학자를 여럿 배출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소이며, 문제가 된 논문들 가운데 무려 25편이 네이처, 사이언스, 어플라이드 피직스레터스같은 저명한 학술지에 실렸기 때문에 과학계의 충격은 더욱 컸다. 


과학 기술자가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저지르는 부정 행위는 과학 기술계와 사회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서 말한 쇤 사건은 이러한 문제를 매우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쇤의 연구 결과를 재연하고 그의 연구 방향을 뒤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던 여러 물리학자들은 4년의 세월을 허송한 셈이었다. 또 연구를 지원한 돈의 일부가 공공 자금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도 문제였다. 그의 날조된 연구는 동료들뿐만 아니라 과학 정책 결정자나 일반 시민이 나노 기술에 대해 과장된 기대와 환상을 품게 하는 데 일조했다. 



과학 기술자는 연구 및 결과 발표 과정에서 윤리적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최근 들어 과학 기술계는 과학 기술자의 윤리적 책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과학 기술자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과학 기술실천의 전 과정에서 고용주, 동료, 기능인과의 관계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 대해서, 그리고 미래세대를 포함한 사회 전체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그릇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과학 기술자는 연구와 보고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가 있는 행동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와 보고 과정에서 정직성과 완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과학 기술자의 윤리적 책임 가운데 중요한 한 부분이다.


연구 결과의 보고 과정에서 많이 발생하는 기만 행위에는 날조, 변조, 표절이 있다. 이 밖에 연구를 제안하고 수행하며 발표하고 심사하는 과정에서 행한 고의적인 허위 진술도 기만 행위에 포함된다. 이 허위 진술에 대해 당사자는 윤리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남의 논문이나 책을 참고하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은 지식 형성의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남의 생각이나 글을 가져다가 마치 자신의 것처럼 써서는 안된다. 여기에서 올바른 인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문구를 빌려올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

출처를 밝히는 것은 학문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공정한 태도이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표절이 된다.




미국 심리학회, 미국 화학회, 시카고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등이 발행하는 대표적인 간행 메뉴얼들에는 논문이나 책을 쓸 때 저자가 지켜야 할 윤리 지침이나 규칙이 명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이공계 학회들도 인용과 출처 밝히기 관련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인용과 출처 밝히기에 관한 일반적인 규정은 책, 논문 그리고 인터뷰 등에서 얻는 자료를 사용할 때에는 아이디어나 개념 혹은 문구를 빌려 쓴 바로 그 자리에서 그 출처를 밝혀 주어야 한다. 참고 문헌 목록에서 참고 및 인용 자료의 서지 사항이나 그 밖의 자료 출처를 완전한 형태로 다시 적어 주어야 한다.